어떤 남성이나 그렇듯이 예쁜 여성, 그것도 한 나라를 대표하는 미모를 자랑하는 여성과의 만남은 무척 가슴 설레는 일입니다.  저는 제가 태어나고 자란 도시에서 미스코리아 진이 딱 한번 나온 적이 있는데 (1985년 미스코리아 진 배영란) 마침 이분이 저랑 동갑이고 저의 아버지 지인의 딸인지라 철없는 대학시절 아버지를 졸라 한번 급만남을 부탁드린 적이 있는데 (그것도 미스코리아 진으로 뽑힌 해에 ^^) 역시 미스코리아 진은 만나기 힘든 사람이구나 하는 통념만 확인하고 쓸쓸하게 오늘까지 그 모습을 방송이나 신문에서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나중에 1988년 미스 올림픽 진으로 뽑힌 분 (88 올림픽 개회식에서 첫 깃발을 들고 들어오신 분) 을 다른 장소도 아닌 저의 자취 집으로 이분이 놀러 오셔서 뵙는 행운이 생겼지만 그건 이 글의 주제가 아니므로 패스 ^^;;

그런데 한국보다 더 큰 이곳 미국에 와서 미스 아메리카, 그것도 진을 만난 멋진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에 관한 얘기입니다.  좀 시간이 지난 글이긴 하지만 함께 재미있게 읽어주시리라고 믿고 올립니다.  ^^;;

저의 아들과 딸이 다니는  학교 (이전글  미국 초등학교에서 행한 한국에 관한 특강을 했던 그곳) 에서 학교 창립 20주년 기념 연회가 있다고 초청장이 날아왔습니다.  사실 미국에 와있는 한국 부모들은 이러한 학교 행사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바가 적은 편이라 나름 평소에 이 지역사회의 기관들이나 학교들이 항상 한국인들의 사회 참여가 부족하다고 여기고 있던 저희 부부는 학교 혹은 사회 행사에는 빼놓지 않고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던 차라 당연히 참석을 결정했습니다.  이러한 한국인들의 미국 지역 사회 참여가 많이 부족한 것은 참여의식이 부족하기보다는 아무래도 언어와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 때문에 막상 참여를 하여도 크게 흥미롭지 않거나 몸메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 같은 어색한 경우가 많아서 그런게 아닌가 하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어쨌거나 저희 부부는 기쁜 마음으로 20주년 기념 연회에 참석을 하였는데 이 연회에 특별 연사로 초청된 사람이 바로 그해 막 뽑힌 미스 아메리카 진 에리카 해롤드 (Erika Harold) 양과 그의 부모들이었습니다.  에리카 해롤드 양이 저희 자녀가 다니는 학교를 다녔었기 때문입니다.  연회중에 들어 보니 20주년 기념 연회 날짜 역시 에리카 해롤드양의 스케쥴에 맞추어서 결정되었을 정도로 매우 바쁘게 활동하는 듯 하였습니다.  특히 이때가 미스 아메리카로 뽑히고 난 직후라 다른 어느때보다도 그녀에게는 바쁜 때였었거든요.
 
혹시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 미스 USA 와 미스 America 의 차이를 아시나요?  전자는 여러분들이 상상하시는 그야말로 미모와 몸메에 있어 최고의 여성을 뽑는 대회이며 후자는 대학에 재학하는 학생 이상으로 범위를 제한하여 미모와 지성을 함께 갖춘 여성을 뽑는 대회로서 대회 상금 역시 장학금 형태로 주어집니다. 그래서 수영복 심사 이상으로 과거의 활동 경력이나 학력, 그리고 대회에서의 연설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미스 아메리카도 시작은 미인대회로 했으나 이렇게 지성을 중요시하게 보는 대회로 발전을 하게 됨으로써 미스 USA 와 차별을 두게 된 것이지요.  상금이 장학금으로 주어지고 응모자들이 대개 대학 재학생 이상이므로 상금은 주로 대학원, 의대, 법대, 특수 직업 학교등의 등록금등으로 씌어지게 됩니다.  한국 제목이 기억나지 않지만 여배우 산드라 블록이 수사관으로 분하여 미인대회의 테러 소식에 미인대회 참가자로 분하여 엉뚱하게 상을 받게 된다는 영화 Miss Congeniality 의 무대가 바로 미스 아메리카 대회였습니다.  당시 산드라 블록이 미인대회 상을 받는 다는게 납득이 안가 영화가 현실성이 떨어진다 하는 분들이 계셨었는데 이는 미스 아메리카 선발대회였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
 
어쨌든 2003년 미스 아메리카 진인 에리카 해롤드양은 이 대회에 출전할 때 이미 하바드 법대에 입학 허가를 받은 상태였으며 이 대회에서 우승함으로 말미암아 7만 5천불의 장학금 이외에도 하바드 법대의 수업료 전액 (15만불) 을 제공받게 되더군요.
 
미스 아메리카의 극적인 진 결정 장면이 장내에 비디오로 화려하게 펼쳐지고 나서 등장한 그녀는 매우 우아했으며 미스 아메리카로 결정되는 순간에 너무 오랫동안 입을 벌리고 있었던게 매우 후회스럽다는 농담로 그녀의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이후 나온 거의 모든 매스컴이 그녀의 커다란 입이 가득찬 사진만을 실었었기 때문입니다. ^^
 
그녀의 연설은 예상대로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다 옮길 수는 없지만 그녀의 신념과 믿음에 대한 연설은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보냈을만큼 감동적인 것이었으며 그의 부모님의 연설 또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참고로 에리카 해롤드양의 어머니는 흑인이며 아버지는 중동계 백인인듯 하였습니다.  그녀도 매우 아름
다웠으며 이날 함께 온 그녀의 여동생도 대단한 미인이더군요. ^^  뭐랄까 그동안 제가 아름다운 여성들을 제법 만나보았으나 지적인 후광에 있어서는 에리카양이 기억에 남을만큼 멋지더군요 (물론 미스 아메리카 진이라는 선입견이 작용했을거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못하겠습니다 ^^).
 

Miss America 2003 Erika Harold


그녀는 연설중에 잊지 못할 선생님으로 딱 한분을 언급하였었는데 그 선생님은 다름아닌 그때 제 아들의 담임 선생님인 Mrs. Pridemore 여서 저희 가족에게는더욱 특별한 느낌이었습니다.
 
모든 연회 행사가 끝나고 나서는 참석한 사람들에게 에리카와 잠시나마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순서를 마련해 주었는데 이럴때면 언제나 잽싸게 행동하는 저 때문에 저희 가족은 가장 먼저 에리카와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  이런 거물급 인사를 만나본 저의 경험으로는 만남의 순간이 마련되는 순간 가장 빨리 움직여야 기다림도 없고 좀 더 여유있게 만나볼 수 있다는 저만의 팁이 이날도 먹혀들었던 것이었습니다. ^^
 
환하게 웃음을 지으며 다가오는 에리카에게 제가 먼저 인사를 걸었고 '현재 나의 아들의 담임이 니가 말한 미세스 프라이드모어야' 라고 얘기를 꺼냄으로써 대화의 물꼬를 텄습니다.  에리카는 그녀 특유의 무척 환한 미소로 약간 놀란듯한 표정으로 아들 녀석에게 말을 걸어 주었습니다. 

"너 혹시 A- 받은 것 없니?" 

그녀가 이렇게 먼저 말을 꺼냈는데 이는 그녀가 연설중에 선생님이었던 미세스 프라이드모어에게 과학 프로젝트에서 유일하게 A- 를 받았던 에피소드를 빗대어서 말한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화산이 분출되는 작품을 만들었었는데 터지기만 하면 A 를 맞을 수 있었던 프로젝트가 화산이 터지지 않는 바람에 A 를 받지 못했던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미세스 프라이드모어에게 항의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전 과목을 A 혹은 A+ 를 받았던 그녀에게 그게 그렇게 아픈 추억으로 남아 있었나 봅니다.  ^^
 
이 때 아들 녀석과 대화를 나누던 모습을 옆에서 찍은 것 한장 보시겠습니다.  이백만 화소 디카시절이라 사진 퀄리티는 빼고 내용만 봐 주십시오.
 

 
아들 녀석은 수줍게 몇마디를 더 주고 받었고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 탓에 우선 서둘러 사진 몇장을 함께 찍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에리카에게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미스 아메리카를 만났다는 것을 아마 못 믿을 거다 라고 얘기를 했더니 그녀는 "그럼 이 싸인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하며 기대하지 않았던 싸인을 두장이나 해주었습니다.  사실 유명인을 만날 때 싸인보다 사진이 효과적이었던 경험이 있던지라 싸인을 받을 생각을 하지 않았었는데 얼떨결에 원치않는(^^) 싸인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아들 녀석에게 싸인을 해주는 에리카의 모습입니다.
 



그녀는 미스 아메리카에 걸맞는 품위가 있었고 무척이나 우아했었습니다.  그녀와 만난 후에는 그녀의 어머니와 제법 오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키가 크고 아름다운 흑인 여성이었습니다.  지구 저 반대쪽에서도 에리카를 알고 기도하는 사람이 있을 터이니 우리 한국을 위해서 기도해 달라고 했던 저의 요청에 진심으로 감동해 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렇게 해서 한국에서도 못 만나 보았던 한 나라를 대표하는 미인을 만나보았습니다. ^^ 다른 미인대회 우승자와는 또 다른, 미모와 지성을 함께 겸비한 여성을 만날 수 있어서 아직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에게나 친절히 대하고 고개를 숙여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대화를 나누던 그녀에게서 뭐라 말할 수 없는 우아함도 느꼈었구요.



지금도 제가 사는 동네 가장 큰 길가에는 아래 사진과 같은 팻말이 붙어 있습니다.  그녀는 아직도 제가 사는 이 도시의 큰 자랑입니다.

어바나시, 인구 37,362 명, 미스 아메리카 2003 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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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칼촌댁 2010/01/29 11: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단한 인연이신데요. ^^ 같은 담임선생님이시라...
    사진에서도 미스 아메리카의 기품이 느껴집니다.
    미스 USA와 미스 아메리카의 차이를 처음 알았네요.^^;;
    (제가 워낙 '미'와는 거리가 멀어서요.ㅋㅋ)
    저희 부부 역시 아들의 학교행사는 거의 빠짐없이 참가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문화적, 언어적 차이로 조금 불편한 점이 없지않아 있답니다.
    다행히 울 아들의 담임선생님은 한국인에 대한 인상이 아주 좋으시답니다. 동양인의 비율이 전체 학생수의 10%도 안되는 곳인데, 잘 봐줘서 고마울 따름이죠.
    다시 한번 느낀 점이지만, 샴페인님의 열정이 대단하신 듯 싶어요.

    • BlogIcon 샴페인 2010/01/29 19:55  댓글주소  수정/삭제

      에리카 해롤드양을 만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지적인 포스가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말씀하신대로 기품이 있는 여성이었습니다. 맞습니다. 문화적, 언어적 차이로 혹은 귀찮음으로 학교의 공식행사들 (자녀와 직접 관련이 없는) 에는 다들 참여가 좀 소극적인 편인데 칼촌댁님께서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신다니 제가 기쁩니다. ^^

      제가 혹시 열정이 있다면 좀 저의 분야에 발휘되어야할텐데 크게 쓸데없는 일에 소모하는 경향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 댓글 감사드려요.

  2. BlogIcon 빨간내복 2010/01/29 17: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늘 느끼는것이지만, 샴페인님은 유명인, 연예인 등과 너무나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셔서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ㅎㅎ

    • BlogIcon 샴페인 2010/01/29 1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ㅎ 밀접한 관계라니요, 그냥 만나볼 기회가 있었던 것 뿐입니다. 그런 기회가 많았던 것은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나중에 빨간내복님과 만나게 되면 이곳에 밝힐 수 없는 유명인과의 야사들 다 공개해 드리겠습니다. 제법 가쉽이 될만한 것들이 있어서요. ^^;;

  3. BlogIcon Happyrea 2010/01/31 22: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읽다가 뜨끔했어요. ㅎㅎㅎ
    저는 학교 행사에 정말 참여를 안 하거든요. 울 신랑도 마찬가지...
    저야 언어가 잘 안되서, 혹은 싸한 분위기에 적응이 안되서
    그런다고 하지만, 저희 신랑은 아이들만 학교에서 잘 지내면 된다는
    생각이라서...그렇지요.
    일단은 언어가 되어야 하는데....그것이 참 어렵네요...^^;;;

    에리카양...정말 기품이 느껴져요....미모와 지성...정말 그렇네요...^^

    • BlogIcon 샴페인 2010/02/01 14: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습니다. 언어라든지 여러가지 분위기라든지 그런 여러 이유로 인해서 사실 참여가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번 참여하게 되고 그 즐거움을 아시게 된다면 아마 그 다음부터는 너무나 쉬우실 거예요.

      에리카양 정말 멋져요. ^^ 실물은 더 멋지답니다.

아주 오래전의 기억 하나를 더듬어 봅니다.  이곳 학교에서 본의 아니게 한국을 알리기 위한 역할을 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 재생하는 글입니다. ^^

저의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담임 선생님인 Mrs. Frost 로부터 아들의 학교에서 한국에 관한 특강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International Week 을 맞아 세계 여러 나라에 대한 행사들을 학교에서 진행하는데 저의 아들 반 학생중에 한국 학생이 늘어남에 따라 (전체 20명 중 4명) 금년에는 한국에 대하여 알고 싶다는것이었습니다. 

참고로 제 아들이 다니는 학교는 백인 학생들이 위주가 된 기독교계 학교이나 최근 조기 유학의 증가로 인하여 한국 학생들의 수가 아주 서서히 늘고 있습니다.  특히 제 아들이 있는 3학년 학급에는 위에 언급한 것처럼 20% 나 되는 비중을 차지해 가장 많으며 간간히 각 학년마다 한국 학생들이 있습니다 (필자주: 지금 2010년에는 한두명 정도로 줄었습니다)

특별히 저의 아들이 있는 반에 한국 학생들이 몰려 있는 이유중의 하나는 한국에서 바로 오는 학생들이 처음에 영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지라 영어/한국어가 가능한 아이가 있으면 적응에 어려움이 덜 하기 때문에 교장 선생님께서 그렇게 배려하고 계시다는 후문입니다.  마침 아들 녀석을 제외한 다른 3명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입학을 하는 바람에 갑자기 한국 학생 수가 늘었습니다.  덕분에 아들 아이의 학기말 성적표에는 한국 학생들 통역을 해줘서 감사하다는 담임 선생님의 메시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영어 유치원을 다닌 학생이 둘이나 되지만 역시 미국에서 바로 학업을 따라가기에는 무리가 있었나 봅니다. 백인계 학교인 만큼 흑인 학생이 거의 없으며 미국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그 다음이 한국 학생 그리고 아주 소수의 중국계 학생들이 눈에 뜨입니다. 

한국 학생들이 늘고 있는 이유는 이 학교가 사립학교이며 (미국에서는 현재 한국 조기 유학생들의 공립학교 입학이 봉쇄되어 있습니다. 설사 공립학교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사립학교 수준에 달하는 수업료를 따로 내야만 하는게 원칙입니다. 미국에서 공립학교는 무료니까요. 최근에 한국 조기 유학생의 증가로 정책이 바뀌어서 이렇게 되었습니다) 제법 엄격한 교육으로 인하여 학풍이 좋기 때문입니다.  이 학교는 학칙이 매우 엄격하여 매년 여기에 적응 못하는 많은 수의 학생들이 타 학교로 전학을 가거나 홈스쿨링(집에서 가정교육으로 학교 수업을 하는 것)으로 전환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니까요.

또한 이 학교는 흔히 얘기하는 K-12 학교입니다. 여기서 K-12 라 함은 미국의 전형적인 대학 이전의 교육을 전담하는 학교를 말하며 Kindergarten (유치원) 에서 12학년 (고등학교 3학년)까지 있다는 뜻의 약자입니다. 미국의 초중고 시스템을 K-12 라고 부르는 이유가 이래서입니다.

결국 아들 녀석에게도 아빠가 학교에서 강연을 한다는게 자랑스러운 일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영어로 강연을 해야한다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쾌히 승낙을 하였습니다.  다만 애초의 선생님의 요청은 1학년에서 6학년까지 모두 모인 강당에서의 강연이었으나 너무 많은 수의 학생이 부담스럽고 여러가지 강연시 가지고 갈 소품들의 시연 역시 곤란할 것 같아 3학년만(그래봐야 두 학급 40명)을 대상으로 하는 걸로 제한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1시간동안 하는 강연인지라 아내와 저는 재미있는 소품들을 많이 준비하기로 하였습니다.  일단 인터넷을 뒤져서 많은 관련 사진들을 찾아 인쇄하였습니다.  자그마한 사진은 찾기가 쉬웠으나 막상 손에 들고 보여줄만한 크기로 인쇄할 수 있는 품질의 사진들이 적어 무척 애를 먹었습니다.  한국의 자연 환경 및 거리 풍경, 전통 가옥, 그리고 선생님의 요청에 의하여 대한민국 교회들에 대한 정보와 사진도 추가하였습니다 (기독교계 학교인지라).  이를 통해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여의도 순복음 교회의 성도수가 76만 3천명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후와..

그리고 한국에서 제일 대중적인 스낵으로서 쵸코파이를 40명 전원에게 여유있게 돌아갈 수 있는 분량으로 한국 슈퍼에서 구입을 하고 전통 방식으로 만든 유과와 약과도 추가로 준비하였습니다.  평소 알고 지내는 분께 전통 한복 및 개량 한복도 빌려서 아내와 딸아이는 미리 한복을 입고 학교에 가고 추가로 준비한 한복으로 아이들이 직접 입어 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습니다.  전통 놀이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윷과 말판도 나름대로 챙겨 넣었습니다.

 처음 강연을 하면서 걱정했던 것은 과연 한시간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는데 이는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3학년 두학급 학생들이 쏟아내는 질문이 어찌나 많던지 중간에 말려가면서 진행을 해야 했습니다.  적어도 한국의 문화와 기독교 역사에 대한 설명을 해야했고 북한과 남한의 관계에 관하여서도 설명해 달라는 선생님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빼고 넘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한가지 재미있었던 것은 쓸만한 김정일/김일성 부자의 사진을 구하기 위하여 북한의 웹싸이트에까지 접속해야 했던 것입니다.

다행히 아이들은 저의 영어를 잘 이해해 주었고 (아들의 얘기로는 한반도를 설명하기 위하여 Rabbit 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액센트상의 문제가 있었다고..^^) 다양한 질문으로 저를 즐겁게 하여 주었습니다.  한글이 전세계에 유례가 없는, 특정시기에 학자들의 노력으로 일시에 만들어진 자모를 갖춘 과학적인 글이라는 설명을 할 때에는 저도 기분이 으쓱하였고 선생님께서는 세종대왕의 이름을 칠판에 써달라고 하여 일부 아이들이 King Sejong 의 이름을 노트에 적어 넣을 때에는 왠지 모를 뿌듯함도 있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쓰는 알파벳이 Hangul 임도 알려 주었지요).

쵸코파이와 유과 그리고 약과를 나누어주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습니다.  아이들은 쵸코파이와 유과를 정말 좋아하였고 강연을 마친 후에 가져간 남자 아이용과 여자 아이용 한복을 직접 착용해 보는 시간에는 저의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학생들이 호응을 보였고 강연에 참가한 거의 모든 학생들이 줄을 서서 이를 입어보기도 하였습니다. 마침 제가 가져간 디지털 카메라로 일일이 사진을 찍어 주었더니 너무나 좋아하더군요.  진작에 이렇게 좀 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만큼 말입니다.  어설프게 한복을 입은 그들의 모습이 우습긴 했지만 그 아이들은 너무나 진지했었습니다.

1시간의 강연은 1시간을 넘겨서까지 계속되었고 정말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두분 선생님께서는 진심으로 감사해 하셨고 강연 후가 하교 시간이었던 것 만큼 강연 말미에 아이들을 데리러 온 부모들 역시 교실에 들어왔다가 한복의 아름다음에 감탄을 금하지 못했습니다.  마침 이날 아내와 딸 수빈이가 입고간 한복이 궁중 스타일이라 무척 곱고 아름다웠었거든요.  강연을 시작하기전 교실 밖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저쪽에서 오던 남자아이 하나가 아내와 딸의 한복을 보고 제 자리에 서서 입을 크게 벌리며 'oh my gosh!' 하던 표정이 아직도 선합니다. ^^

사진속의 귀여운 한국소년은 저의 아들이 아닙니다 ^^

이 특강 이후에 아내가 학교에 가면 평소에 잘 몰랐던 3학년 학생들이 더욱 친근하게 'Mrs. Kim' 하고 부르며 인사를 해오더라는 아내의 얘기를 들으니 역시 강연을 하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3학년 학생 40명과 선생님 두분께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조금이나마 소개한 것 같아 저에게도 보람된 경험이었습니다.  의외로 한국을 모르는 분들이 이땅 미국에는 너무나 많으니까요.  다음에도 또 다른 기회로 다른 학생들에게 한국을 널리 소개할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며 어쩌면 저 말고도 많은 한국 학부형 분들이 미국 이곳 저곳에서 한국을 전하고 있을 것 같아 기분이 뿌듯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한국을 전하는 민간 외교관 여러분 모두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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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차정한 2010/01/26 18: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동의 물결~~~
    아침에 희망과 용기가 솟아 나는 글입니다...

  2. BlogIcon Happyrea 2010/01/28 16: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큰일 하셨어요. ^^
    저도 백인이 96% 사는 동네에 살고 있거든요.
    친구중에 한가족이 한복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전 아직은 이런 기회를 가져보진 못했는데, 하게 되면 열심히 해야 겠네요. ㅎㅎㅎ

    • BlogIcon 샴페인 2010/01/29 09:47  댓글주소  수정/삭제

      곧 기회가 오실 겁니다. 저보다 훨씬 더 멋지게 한국을 소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다들 민간 외교관이 되자구요. ^^

  3. BlogIcon 빨간내복 2010/01/28 23: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일을 하셨네요. 제 딸아이 학교는 아주 작은 카톨릭스쿨인데, 한국아이는 하나랍니다. 역시 캘리포니아는 동양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깊은 편이더군요. World day같은걸 하면 한국음식이나 일본음식같은것도 전혀 거부감을 보이지 않습니다.

    • BlogIcon 샴페인 2010/01/29 09:48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캘리포니아랑 이곳은 또 분위기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사는 곳은 인구는 참 작은데 아시아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서 역시 이곳도 한국음식들을 참 잘 먹습니다. ^^;;

  4. BlogIcon 칼촌댁 2010/01/29 11: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대단한 일을 하셨어요.
    한복을 소개한 일은 정말 좋은 아이디어인데요.^^
    한복 참 예쁘죠.
    전 세계 어느 의상을 봐도 한복이 참 예쁜 것 같아요.
    샴페인님 많이 본받아야될 것 같아요.
    많이 느끼고 갑니다.

    • BlogIcon 샴페인 2010/02/01 15:05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복은 색깔도 예쁘고 스타일도 독특하고 옷감의 질감도 예술이죠. 정말 이날 복도에서 저의 아내와 딸 아이의 한복을 입은 것을 본 사람들이 많이 칭찬을 했더랍니다.

      들려 주시고 댓글 남겨 주시고 너무 감사합니다.


이곳을 방문해 주시는 분들 중에도 스포츠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입니다.  박지성이나 김연아 같은 선수들은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아낌없이 좋아하는 그야말로 국민 스타라고 할 수 있으며 스포츠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각자마다 자신만의 스포츠 스타가 있을 것입니다.  저도 앞서 언급한 박지성이나 김연아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지만 저만의 정말 좋아하는 한국인 스포츠 스타가 두명 있습니다.  둘다 LPGA 골프 선수인데요, 한 명은 슈퍼 꿀땅콩이라는 애칭으로 불리웠던 지금은 유도선수 이원희 선수와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김미현 선수이구요, 또 한분은 한때는 걸어다니는 필드위의 패션모델로도 불리웠던 Grace Park 박지은 선수입니다.  김미현 선수와도 재미난 사연이 있으나 이 이야기는 차후에 이곳에 소개하기로 하구요, 오늘은 박지은 선수와 있었던 일화 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예전부터 음악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 관람을 좋아해서 많은 행사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데 그 중 미국 여자 프로골프인 LPGA 의 경우 다른 어떤 이벤트보다도 제가 직접 관람하기를 좋아하는 스포츠입니다.  다른 어떤 스포츠도 LPGA 경기처럼 선수에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스포츠가 드뭅니다.  경기 내내 내가 좋아하는 선수를 불과 1-2 미터 앞에서 쳐다보면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으며 경기 전전날의 프랙티스 라운드나 경기 직후에는 선수들과 직접 이야기도 나눌 수 있으며 LPGA 선수들은 매우 친절해서 어떤 팬의 싸인도 거절하지 않는 편입니다 (단 그날 경기가 잘 안풀린 경우는 싸인을 거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이와 반대로 인기가 좋은 PGA 의 경우는 팬이 너무 많아 LPGA 와 같은 접근성은 매우 떨어지는 편입니다.


제가 LPGA 경기를 열심히 보러 다니던 때는 우리나라 LPGA 태극낭자 1세대 트로이카 박세리/김미현/박지은이 활약하던 시대인데요, 이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응원하는 재미는 대단히 쏠쏠했습니다.  제가 좀 낯이 두껍고 넉살이 좋은 편이라 몇번 경기 후에는 이들 선수들 그리고 캐디들과 눈인사를 나눌 정도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때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소수였던 LPGA 팬들끼리 LPGA 협회에서 마련해 놓은 포럼에 모여서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들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는데 저는 한국의 선수들에게 외국 팬들이 많은게 너무 좋아서 그곳에서 열심히 활동을 했습니다.  그때 포럼에서 열성적으로 활동하던 한국팬이 거의 없었는데 (아무래도 영어로만 이야기를 나누던 포럼이다 보니 한국분이 드물었습니다) 덕분에 제가 한국 미디어에서 볼 수 있었던 선수들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을 외국 팬들에게 전해주기도 하고 다른 회원들이 한국 스포츠 신문 링크를 보여주면 번역도 해주면서 나름 인지도가 있기도 했었습니다 (요즘은 자주 들어가지 않는데 매년 제 생일에는 제가 없음에도 다른 회원들이 제 생일을 계속 축하해 주는 것을 보고 놀란 적도 있습니다.  작년에도 축하글이 올라와 있더군요). 

저는 제가 당시 제일 좋아했던 김미현 선수의 포럼에서 활동을 하고 박지은 선수 포럼은 그곳의 팬들이 좋아서 자주 놀러가곤 했었습니다 (각 선수의 포럼은 여기 게시판처럼 나누어져 있는 형태였습니다).  그러다가 박지은 선수 포럼에서 우리 LPGA 포럼 회원들 모두가 인정하는 박지은 선수의 세계 최고의 팬이라는 Sly 라는 친구를 알게 되었습니다.  박지은 선수의 대단한 팬이어서 각종 경기에 빠짐없이 참석을 하고 글도 열심히 쓰는 탓에 우리 회원들끼리 네가 박지은 선수 최고의 팬이라고 인정을 해주었고 가끔 포럼에 들려 박지은 선수가 글도 읽고 직접 메시지도 남겨주는 탓에 박지은 선수도 이 팬의 존재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이 Sly 라는 친구가 저랑 동갑인 것을 알게 되었고 그가 살고 있는 캐나다 몬트리얼에 제가 일이 있어 들리게 되면서 세상에 둘도 없는 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이 친구는 불어를 쓰는 전형적인 프렌치 캐나다인이었고 박지은 선수를 좋아하는 탓에 한국 음식마져도 너무나 사랑하던 그런 친구였습니다.  몬트리얼에 있던 날 F-1 그랑프리 경기가 있어 함께 미카엘 슈마허가 있던 호텔에 가서 문 앞에서 기다리기도 하고 정말 기억에 남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날이 바로 앞서 소개했던 글, 한 자리에서 가장 많은 페라리를 본 날 그 날입니다).

이 친구는 박지은 선수의 대단한 팬이었기 때문에 캐나다 몬트리얼에 살면서도 미국에서 열리는 박지은 선수의 경기를 비행기를 타고 와서 보곤 했었는데 어느날 제가 사는 일리노이 주에서 열리는 State Farm Classic 을 함께 보고 싶다는 제안을 저에게 해왔습니다.  저야 당연히 OK 를 했었고 함께 박지은 선수와 김미현 선수를 만날 생각에 저는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기 시작 일주일전 다른 일로 인하여 이 친구가 못오게 되는 일이 발생을 했습니다.  결국 저는 아들 녀석과 둘이만 LPGA 경기에 가게 되었습니다.  보통 LPGA 경기가 있기 전 연습을 하는 프랙티스 라운드에는 입장료가 없어 아들 녀석과 매년 빠짐없이 가곤 했었는데 프랙티스 라운드에서 연습하고 있는 박지은 선수를 보자 번뜩하고 아이디어가 한가지 떠올랐습니다.

'이 세상에서 박지은 선수를 제일 좋아하는 Sly 에게 평생 잊지 못할 선물 하나를 하면 어떨까?'

그것은 바로 박지은 선수에게 경기에 참석하지 못한 Sly 를 위해 아쉽다는 메시지를 직접 영상으로 받아서 선물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눈팅으로 알고 지내던 박지은 선수가 연습을 마치고 돌아오는 것을 보고 용기를 내어 부탁을 했습니다. 

박지은 선수도 아다시피 Grace Park 의 월드 베스트 팬인 Sly 가 이번 경기에 참석하기로 했는데 함께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에게 아쉬움을 담은 박지은 선수의 메시지 하나를 깜짝 선물로 안겨 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놀랍게도 박지은 선수는 저의 계획에 쾌히 승낙을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급하게 떠오른 생각이라 이날 캠코더를 가져 가지 못했습니다.  유일하게 가지고 있던 것이 당시에는 최신인 2백만 화소의 캐논 익서스 V2 라는 모델인데 이게 동영상이 15초까지 밖에 찍히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15초라도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에게 받는 영상 메시지라면 부족함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TV 카메라 앞에 많이 섰을 박지은 선수도 이렇게 엉뚱한 개인적인 촬영에는 많이 쑥스러워 하더군요 (보시면 압니다 ^^).  그래서 담아낸게 바로 다음의 영상입니다.


캐나다인 친구를 위한 것이었기에 영어로 이야기를 했는데 내용은 간단합니다.  간단히 영어로 얘기한 부분만 번역해 보자면,

"안녕 Sly, 왜 이곳에 못온거야?  어떻게 지내? 모든 것이 다 잘되기를 빌고 내년에 캐나다에서 꼭 보았으면 좋겠어"

아쉽게도 15초 제한으로 이렇게 짧은 이야기를 하고 끊어졌지만 어떤 이야기가 이어졌을지 여러분께서 짐작이 가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나중에 이 비디오를 받아본 Sly 의 반응이 어땠는지는 제가 굳이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여러분께서 충분히 짐작을 하시리라고 믿습니다.  이 세상에 몇명의 스포츠 팬이 자기 한사람을 위한 특별한 영상 메시지를 자기의 스포츠 스타에게 받아 보았겠습니까?  ^^

한명의 팬을 위하여 또 다른 팬의 부탁을 들어준 박지은 선수, 당신은 내 마음속의 영원한 스타입니다.

One more thing :

박세리/김미현 선수와 달리 박지은 선수는 미국에서의 커리어가 화려합니다.  아리조나 주립대학 시절에 거의 모든 아마츄어 대회를 석권했으며 (이때 남자는 스탠포드의 타이거 우즈가 날릴 때죠) 인디애나 폴리스에 있는 전미 대학 스포츠 연맹 명예의 전당 (NCAA Sports Hall of Fame) 에 사진이 걸려있는 유일한 한국인입니다.  제가 인디애나 폴리스에 갔을 때 직접 찍어왔던 명예의 전당에 있는 박지은 선수의 사진입니다.


우측밑에 자그만하게 박지은 선수가 나와있는데요, 이를 다시 크게 찍어본 것입니다. 이때 카메라가 좋지 않은거라 사진이 썩 좋지 못함을 양해 바랍니다.


그리고, 박지은 선수는 저의 아들과 사진을 찍어준 것은 물론 그 사진위에 아들을 위한 특별한 메시지도 남겨주었습니다.  그게 아래의 사진입니다.  이때는 위의 비디오를 찍었던 해와 다른 해였습니다.  지금 이 아이는 고등학생이 되었고 박지은 선수의 당부를 받들어 공부를 잘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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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칼촌댁 2010/01/16 14: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멋진 선수네요. 전 골프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박지은 선수는얼굴과 이름을 기억하는 몇 안되는 선수중에 하나랍니다. ^^
    Sly 그분 완전 좋으셨겠어요.ㅎㅎ
    그리고 이렇게 멋진 선물을 마련해주신 샴페인님도 대단하셔요.

    • BlogIcon 샴페인 2010/01/16 19:22  댓글주소  수정/삭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지은 선수는 플레이도 호쾌하고 예쁘시고 팬들에게도 잘하고 당시 캐디도 친절하고 그래서 참 좋아했었습니다.

  2. BlogIcon vana 2010/01/20 02: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Sly라는분이 부럽네요 +_+
    저는 야구를 좋아라 해서.. 만약 제가 좋아하는선수가
    저를위해서 저런 영상을 남겨주었다면;;
    와.. 정말 엄청나게 기분좋겠는데요..
    물론 저런 영상을 찍어다준분께는 큰 보답을 해야겠구요..
    샴페인님도, 박지은씨도 멋지네요~

    • BlogIcon 샴페인 2010/01/20 11:51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제가 좋아하는 스타가 저를 위해 메시지를 남겨주었다면 참 좋겠네요. ^^;; 그걸 알기에 한 일이지만 말입니다. 다행히 박지은 선수가 참 친절하셔서 무척 고마웠지요. 사실 LPGA 스타들과는 얽힌 이야기가 많습니다. 이곳을 통해 하나 둘씩 풀어놓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Vana 님의 블로그에 댓글을 남길 수 있게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계속해서 스팸이라고 뜨니 댓글을 남길 수가 없어서 아쉽습니다. ^^

  3. BlogIcon 김치군 2010/01/25 08: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이런 일이 있었군요..^^

    sly님이 부럽습니다. 저도 가끔 그런 걸 꿈꾸기도 하는데 말이죠..

    전 그냥.. 빨리 준비해서 미국 여행이나 다시 가야겠습니다 ㅎㅎ

    • BlogIcon 샴페인 2010/01/26 1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옷, 블로거 대상을 받으신 분이 댓글을 남겨주시니 더 각별한 느낌입니다. 여행을 다니시는 것을 업으로 삼고 계시니 부럽기가 그지 없습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다시한번 이번 대상 수상 축하드립니다. ^^



40대 중반을 향하여 달려가는 나이에 이성친구의 이름을 버젓이 글제목으로 걸어놓고 보니 좀 쑥스럽긴 하지만 얘기를 꺼내볼랍니다.

저의 아내는 이성간에 우정이 존재하는 것을 믿지 않지만 저에게는 정말 좋은 이성친구가 여럿 있습니다 (물론 당연히 이성간에도 동성 이상의 우정이 존재함을 저는 믿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알아왔고 이렇게 외국에 와서 살고 있음에도 아직도 연락하며 한국에 가면 누구보다도 먼저 뛰어나와 반겨주는 이성친구가 몇명 있습니다.  그 중에 국민학교 (지금은 초등학교라 해야겠지만 저는 국민학교를 졸업했습니다 ^^) 동창 정확히는 이 친구의 존재를 인식하게된게 4학년때인 1976년 정도이니 33년을 알고 지내는 이성친구가 바로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미선이라는 친구입니다. 

저의 중고등학교 시절이야 남녀가 유별한 시대였기에 따로 만날 기회가 있을 수 없었지만 (그때는 중고등학생이 이성교제를 하던 친구로 만나던 밖에서 만나면 불량 청소년 취급을 받던 시절이었습니다 ^^) 다행히 같은 교회를 다니는 통에 그것도 청년부에서 함께 활동하는 바람에 미선이와는 참 잘 알고 지냈었습니다.  더구나 집안끼리도 가까워서 사실 대화는 몇마디 못 나누었어도 (남녀유별하다고 했잖아요 ^^) 끈끈하게 정을 이어가는 친구였습니다.

이 친구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 무용가였습니다.  국민학교 다닐 때 자기는 이대 무용과를 들어가서 무용가가 되겠다는 얘기를 했었고 결국 이대 무용과를 들어가서 무용가의 길을 걷고 있는 제 주변에 보기 드문, 초지일관 꿈을 이룬 친구였습니다.  생각해 보니 이 친구와의 만남은 단둘의 만남은 단 한번도 없었고 (남녀가 유별했다니까요? ^^) 언제나 한 무리의 고향 친구들과 함께였습니다.  이 한무리의 친구들은 아직까지 함께 만나고 있으니 참 감사한 일입니다.

2004년 한국에 갔을 때, 그 후 4년 반이 지나서 2008년 12월에 한국에 갔을 때에도 여러 일정을 마다하고 두번 다 나와줘서 앞서 언급한 한무리의 친구들과 함께 새벽까지 술잔을 기울이던 것은 아직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더구나 집이 일산에서도 더 들어가는 파주 근처임에도 차를 놓고 가는 무리를 감행하면서까지 타국에서 친구가 왔다고 함께 술잔을 기울여주니 참 감사하더군요.

또한 이 친구의 어머니께서는 미장원과 유명 미용학원을 제 고향에서 하셨었는데 예전에 아내가 한국에 갔을 때 이 친구의 어머니에게 단기 속성코스로 커트와 파마를 배워와서 지금까지 저의 가족은 모두 아내의 손에 의하여 저는 깔끔한 헤어 스타일을, 아들은 2PM 의 박재범 헤어 스타일을, 딸아이는 예쁘고 귀여운 헤어 스타일을 돈 안들이고 지금까지 할 수 있게 된 것도 참 감사한 일입니다 (사실 이곳 미국에서 미장원에 가는 것도 만만치 않게 돈이 드는 일인데 그게 절약이 되서 더 감사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러다 오늘 제가 자주 들리는 웹싸이트의 시사/정치 게시판에서 글을 읽다가 글중에 링크된 딴지일보의 기사 하나를 읽게 되었습니다.  참 가슴아픈 일에 관한 기사였고 2개로 나누어진 글 속에서 갑자기 제 친구 미선이의 사진이 튀어나왔습니다.  예상하지 않은 곳에서 만난 친구의 모습에서 잠시 가슴 아픈 것을 잊고 반가움에 환한 미소를 짓고 말았습니다.  참 미선이 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오랜만의 한국 방문이라 참 기뻤었던 2008년 12월의 한국행에서 만났던, 남미 공연을 비행기를 이틀 넘게 타고 다니면서 힘들다고, 지방으로 외국 노동자들을 위한 행사를 다니면서 춤을 추느라 힘들다고 하면서도 저를 보기 위해서 나왔다는 국민학교 동창 미선이가 그 기사속에서는 죽은이의 넋을 위로하는 고귀한 무용가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다 보니 이렇게 불현듯 내 친구 미선이를 자랑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이렇게 장황하고 두서없는 글을 쓰게 되었네요.

어렸을 때부터 한 길을 꿈꾸면서 이를 끝내 이루어 내고 지금도 소외받은 사람의 곁에서 춤을 추고 있는 내 친구 미선이를 여러분들에게 소개합니다.

딴지일보

딴지일보 기사 캡춰화면, 모든 저작권은 딴지일보에 있습니다


딴지일보 원문 기사 링크

P.S. : 저는 개인적으로 글솜씨가 뛰어난 소위 논객이라고 하는 분들의 글읽기를 매우 즐깁니다.  이는 제 블로그에 들려주시는 대부분의 블로거들도 마찬가지시겠지요.  그 중에 소위 이름이 알려진 유명 논객분중에 제가 참 좋아하는 분이 한 분이 있습니다.  사상적으로 저랑 지향하는 바가 같지 않지만 그의 글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으며 대한민국과 같이 경직된 사회에서 자신이 B급좌파라고 당당히 주장하는 그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의 민주적인 육아방법이 참 좋아 그의 개인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하나도 빼놓지 않고 글을 읽었으며 그가 나와 고향이 같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반갑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년전까지 그의 글 속에서 자주 등장하던 '단이엄마'가 내 친구 미선이었음은 꿈에도 짐작지 못했었습니다.  저는 미선이를 수십년을 알아왔지만 그의 남편을 책을 출판하는 사람으로만 알아왔었지 제가 좋아하던 논객이 내 절친의 남편이었음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으며 그녀의 아이 단이 그 글속에 종종 등장하던 단이였음을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일년전에 친구들과 함께 미선이를 한국에서 만났을때야 비로서 그 얘기를 나누면서 미선이와 박장대소를 할 수 있었고 ("네가 바로 그 단이엄마였던거야?" 라구요 ^^) 친구의 남편이라는 것을 악용하여 그 논객을 좋아하는 어떤 분에게 그 분의 저서에 받는 분의 닉네임을 담은 싸인을 받아서 깜짝 선물로 안겨주었던 것은 저에게 있어 좋은 기억의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나름 유명인이고 제가 팬인 그 분과 한번 만나기를 본인에게 직접 약속받을 수 있었습니다.  친구 잘 둔 덕이지요.

세상은 가끔씩 이렇게 예기치 않은 놀람으로 저를 깨우쳐 줍니다.  때로는 이렇게 기쁘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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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빨간내복 2010/01/13 1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훌륭한 친구분을 두셨네요. 이성간에 우정이 존재한다고 굳게 믿는 일인입니다. 물론, 수많은 이성친구를 두었지요. 요즘에도 자주 연락하며 지냅니다. 물론, 그녀들의 남편은 어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제겐 소중한 친구들이죠. ㅎㅎ

    단이어머니 참 단아하시네요. 두분의 우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 BlogIcon 샴페인 2010/01/14 09: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빨간내복님도 멋진 우정을 유지하시는 이성친구분이 있다니 반갑네요. 사실 결혼을 하게 되면 이성친구와 우정을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닌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좋은 우정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 반가운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

  2. BlogIcon 와이엇 2010/01/13 22: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에 친구분을 지면에서 보게돼 무척 반가우셨겠네요. 사느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이성친구에게서도 때로는 동성친구보다 더 큰 우정을 느끼기도 하죠. 저도 친구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이성 동생이 있는데 가끔 연락하면 정말 반갑더군요. 이성이라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적 없는 사이입니다. ^^

    • BlogIcon 샴페인 2010/01/14 09:22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기치 않은 곳에서 만나서 참 반가웠습니다. 배우자도 인정해 주는 좋은 이성친구가 있다는 것은 복중의 하나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성친구이다보니 자주 연락을 하지는 못하지만 어쩌다 한번씩이라도 참 반갑더라구요.

  3. BlogIcon 칼촌댁 2010/01/16 14: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친구분을 두셨네요. 자랑하실만 하세요. ^^
    갑자기 저도 어릴적 친구들이 보고 싶어 지네요.